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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거품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445
'게거품'은 어떤 거품인가? 이 물음에 대한 열쇠는 '게'가 갖고 있다. '게'는 바다와 민물에 사는 갑각류를 가리킨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라는 널리 알려진 속담 속에 쓰인 '게'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게거품'은 '게가 토하는 거품'이 된다. '게'가 거품을 토하다니,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딱딱한 각질로 덮여 있는 '게'의 어디에서도 '거품'이 나올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게'가 거품을 무는 꼴은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게'도 거품을 문다. '게'는 생활 환경이 맞지 않거나 위험에 맞닥뜨리면 괴롭거나 흥분하여 입에서 거품을 품어낸다. 일종의 스트레스로 인한 자각 증세이다. 그것이 바로 '게거품'이다. 게 한 마리를 구해서 직접 실험해 보시라. 물을 주지 않고 오랫동안 밖에 내둔다거나 싸움을 시킨다거나 하면 영락 없이 거품을 토해 낸다. 이렇듯 '게거품'은 본래 '게가 토하는 거품'의 뜻이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의미보다는 '동물이나 인간이 괴롭거나 흥분하였을 때 입에서 나오는 침'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불편하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나오는 게의 거품과 괴롭거나 흥분할 때 나오는 동물이나 인간의 침이 다를 바 없어 쉽게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간질병 환자가 갑자기 게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킨다면 그때의 '게거품'은 육체가 괴로워서 토해 내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가능한 몸을 따스하게 한 다음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한편,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싸움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게거품은 흥분해서 토해 내는 것이다. 이 경우도 지나치면 병원 신세를 져야 하지만 흥분만 가라앉히면 저절로 낫게 된다. 한편, '게'는 '거품'을 문다는 점에서만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상하게 걷고, 트림을 하고, 등딱지가 작다는 점 등에서도 특이하다. 이러한 점이 강조되어 '게걸음(게처럼 옆으로 걷는 걸음)', '게트림(게가 하는 트림, 거만스럽게 거드름을 피우며 하는 트림)', '게딱지(게의 등딱지, 집이 작고 허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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