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규정'(제17항)에서 '-읍니다' 대신에 '-습니다'를 표준으로 삼았습니다. '-습니까, -습니다'도 이에 준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아무데나 적용하는 실수를 자주 봅니다. 명사형 어미 '-음'을 '-슴'으로 표기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음'은 예나 이제나 변함없이 그대로 표기해야 합니다. 현실 언어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도 [그 애는 저즐 잘 먹슴], [비가 올 껃 갇슴]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다 [그 애는 저즐 잘 머금], [비가 올 껃 가틈]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것은 각각 '그 애는 젖을 잘 먹음', '비가 올 것 같음'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음'을 '-슴'으로 표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이 '-습니다'와 연관을 짓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습니다'와 '-음'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전혀 다른 형태소입니다. 그리고 '-습니다'는 그대로 한 덩어리의 어미이지, '-습'과 '-니다'로 나누어지지도 않습니다.
(1)㉠ 그 애는 젖을 잘 먹습니다[먹슴니다]. - 젖 잘 먹음[머금].
㉡ 비가 올 것 같습니다[갇슴니다]. - 비 올 것 같음[가틈].
㉢ 서가에 책이 많습니다[만슴니다]. - 책 많음[마늠].
(2)㉠ 사람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 사람 많이 모였음[모여씀].
㉡ 빈 자리가 없습니다. - 빈 자리 없음[업슴].
㉢ 내일은 시간이 있습니다. - 내일 시간 있음[이씀].
(2)에서 '없음, 있음, 모였음' 들이 [업슴, 이씀, 모여씀]으로 발음되는 것은 '-음' 앞에 있는 'ㅅ, ㅆ' 때문이지 '-습니다'의 흔적이 아닙니다.
'-습니다'는 들을이(상대)를 높이고자 할 때에 쓰지만, '-음'에는 높이고 낮춤의 의도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음'은 중화적입니다. 어떠한 서술형 종결 어미이든 명사형으로 변형될 때에는 모두 '-음'으로 돌아갑니다.
다음 용례를 잘 살펴보기 바랍니다.
(3)㉠ 하늘이 높습니다. - 하늘이 높음.
㉡ 하늘이 높다. - 하늘이 높음.
㉢ 하늘이 높아요. - 하늘이 높음.
(4) 범인이 숨었어. - 범인이 숨었음.
(5) 날씨가 좋겠습니다. - 날씨가 좋겠음.
요컨대, 명사형 어미 '-음'을 '-습니다'와 관련 지어 생각하면 여러 가지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와는 별개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잡-읍시다, 먹-읍시다, 놓-읍시다' 들에서 보는 '-읍시다'도 '-습니다'와 관련 짓지 말아야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