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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및"과 "-과/와"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663

아버지 및 어머니가 없는 청소년에게 장학금 1억 원을 지급한다.

이 표현을 제시하고, 1억 원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몇 가지인지를 물어 보면 대답이 한결같지 않습니다. 한 가지 경우라고 대답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두세 가지 경우-아버지만 없는 경우, 어머니만 없는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없는 경우-로 대답하기도 합니다. 같은 표현을 두고 해석을 달리 하는 것인데,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다릅니다.
위와 같은 해석의 차이를 빚어 내는 것은 부사 '및'입니다. 이 낱말의 의미를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전혀 달라지는 것이지요. '및'의 사전적인 뜻은 '그 밖에 또'입니다. 이 풀이에 좀 모호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부사 '그리고'나 조사 '-과/와'와 기본 의미가 같습니다. 그러므로 위에서 '아버지 및 어머니'는 (표현 의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뜻이며, 따라서 1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야 할 경우는 한 가지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두세 가지로 해석하게 되는 원인은 '및'의 의미를 부사 '또는'이나 어미 '-이나'와 비슷한 것으로 아는 데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및'은 갖가지 법령이나 약관에 흔히 쓰입니다. 그러므로 개인의 신분이나 재산상의 이해·득실과 관련되는 일이 많으며, 따라서 분쟁의 소지가 되기도 합니다. '및'으로 인한 혼동이나 문제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이 낱말을 쓰지 않으면 됩니다. 표현 의도에 따라, 그 의미가 분명한 '그리고, -과/와'를 쓰든지 '또는, -이나/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와 '나' 둘을 다 포함하는 뜻을 나타내고자 하면 '가와 나' 또는 '가 그리고 나'라고 하면 됩니다. '가·나'나 '가, 나'와 같이 가운뎃점(·)이나 반점(,)으로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가나 나' 중에서 어느 하나라는 뜻을 표현하고자 하면 '가나 나'라고 하거나 '가 또는 나'라고 하면 됩니다.
법령이나 약관에는 '및'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런 현실에 잘 길들여져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일 뿐이지, 개선을 위한 노력에는 관심없다는 주장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한편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및 광주'와 같이 셋 이상의 여러 낱말을 나열할 때에 마지막 낱말 앞에는 반드시 '및'을 써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가 더러 있으나 어디에도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문제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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