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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다"와 "벌리다"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411
동사 '벌이다'와 '벌리다'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두 낱말은 동사라는 품사만 같을 뿐이고, 의미와 발음과 표기가 모두 다릅니다.
두 낱말의 발음은 각각 [버ː리다]와 [벌ː리다]로, 어찌 보면 많이 다릅니다. 시각적으로만 인식하려 하지 말고 입으로 소리를 내어 보면 그 차이를 금방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의미는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잘 살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1) 벌이다
① 여러 가지 물건을 늘어놓다.
② 놀이나 노름판 따위를 차리다.
③ 영업을 하려고 시설을 차리다.
④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다.
(2) 벌리다
① 두 사이를 넓히다.
② 우므러졌거나 닫힌 것을 펴서 열다.
③ 접힌 것을 펴서 뻗치다.
④ 속의 것을 드러내다.

의미 차이를 좀더 절실하게 느껴 보기 위하여 보기를 들어 봅니다.
(3)은 '벌이-'의 용례이고, (4)는 '벌리-'의 용례입니다.


(3)㉠ 그는 온갖 물건을 탁자 위에 벌여 놓기 시작하였다.
㉡ 우리는 어제도 술판을 벌였다.
㉢ 그가 벌이는 일은 번번이 실패했다.
㉣ 아버지께서 벌인 사업이 나날이 번창해 나갔다.
㉤ 사원들은 매일 논쟁을 벌여야 했다.
(4)㉠ 손가락을 더 벌려 보아라.
㉡ 모두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입을 벌렸다.
㉢ 새가 두 날개를 활짝 벌리는 것이었다.
㉣ 동태의 배를 갈라 벌린 다음에 속을 넣었다.
㉤ 두 다리를 45도 정도 벌려야 한다.

이것이 표준입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벌이-'를 써야 할 자리에 '벌리-'를 쓰는 일이 많습니다. '술판을 벌렸다.'거나 '잔치를 벌렸다.' 따위가 그런 잘못입니다. 위에서 보듯이 '벌리다'는 '넓히다, 펴다, 열다, 드러내다' 들과 통하는 점이 많습니다. 그러니 '벌이다'인지 '벌리다'인지 잘 변별되지 않을 때에는 그와 통하는 다른 낱말을 대체해 보면 됩니다.
그리고 '벌여, 벌였다, 벌이는, 벌인 벌여야' 따위는 발음도 [버려, 버렫다, 버리는 버린, 버려야]로 해야 합니다. 이들을 [벌려, 벌렫다, 벌린, 벌려야]로 발음하는 것 또한 표준이 아닙니다. 발음과 표기를 일치시키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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