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1)㉠은 요즈음 어느 학생의 글을 보는 중에 접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과 같은 표기도 여러 상황에서 종종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1)㉠ 길가에 버려진 비닐을 주으면서 산으로 올라갔다.
㉡ 길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어 봉지에 담았다.
위에 쓰인 '주으면서, 주어'는 잘못된 표기입니다. 이 낱말들의 기본형이 '주-다'가 아닌 '줍-다'이기 때문입니다. '줍-'의 활용형을 '주-'와 비교해 보면 '-으니, -으며, -으면서, -으므로, -어서, -어야, -어라, -었다' 등등의 어미가 결합될 때에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다음을 보기 바랍니다.
'주-'와 같이 어간에 받침 소리가 없으면 고룸소리 [ㅡ]만 탈락해 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줍-'의 활용 모습은 '주-'와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 원인은 어간의 끝소리 [ㅂ]에 있습니다. '줍-으니' 따위와 같이 고룸소리 [ㅡ]가 뒤따르면 [ㅂ]는 그것과 어울려 [ㅜ]가 되고, '줍-어' 따위와 같이 [ㅓ]가 뒤따르면 그것과 어울려 [ㅝ]가 되는 것입니다.
요컨대 (1)의 '주으면서'와 '주어'는 각각 '주우면서'와 '주워'를 잘못 쓴 것입니다. 표기만이 아니라 발음도 그렇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표준 낱말의 범위 안에서 말하자면 '주으면서'라는 형태는 아예 있을 수 없으며, '주어/줘, 주어야/줘야, 주어도/줘도, 주어라/줘라, 주었다/줬다' 들은 '주-'(授與)의 활용형으로서는 바르지만 '줍-'의 활용형으로는 바르지 않습니다. 예컨대 다음의 '주어라, 주었다'는 바르게 쓴 것입니다.
(3)㉠ 제 각기 주운 쓰레기는 영호에게 주어라.
㉡ 비닐 봉지를 모아 할머니에게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