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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먹다"와 "쳐 먹다"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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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먹다'와 '쳐 먹다'는 발음이 똑같습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손님, 설탕을 [처멍는] 것이 좋습니다.'와 같은 말은 상대편(손님)을 당황하게 할 수 있습니다. [ ] 속의 말 상황이 맞아떨어지면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질 개연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언어가 아니고 문자로 표기된 것이라면 (그리고 정확히만 한다면) 그런 혼란은 없앨 수 있습니다. 상대를 곯려 줄 속셈이나 얕잡을 의도라면 '처먹는'으로 표기할 것이고, 설탕을 넣어 단맛을 내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면 '쳐 먹는'으로 표기하면 됩니다. 이처럼 '처먹다'와 '쳐 먹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처먹다'는 동사 '먹다'에 앞가지(접두사) '처-'가 붙어서 생성된 동사입니다. 이럴 때의 '처-'는 '함부로, 마구, 심히'의 뜻을 더해 줍니다. '처넣다, 처대다, 처때다, 처매다, 처바르다' 들에서의 '처-'도 비슷한 기능을 합니다. 물론 접두사는 독립적인 낱말이 아니므로 항상 붙여 쓰는 것입니다.
'쳐 먹다'는 두 개의 동사로 구성된 이은말(구)입니다. 이럴 때의 '쳐'는 '치-'의 활용형 '치-어'의 준말입니다. 그러니 '설탕을 쳐 먹다.'라는 표현은 '설탕을 (음식에) 뿌려서 (그 음식을) 먹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럴 때에는 두 낱말을 띄어 쓰는 것이 좋습니다.
'쳐 먹다'의 '쳐'와 의미는 다르지만, 음성형식이 같은 '쳐'가 여럿 있는데, 이들이 활용하는 모습은 다 같습니다. '쳐들다, 쳐부수다, 쳐죽이다, 쳐들어가다, 쳐보다' 들이 그것입니다. 다만 '쳐 먹다'와는 달리, 이들은 아예 하나의 동사로 굳어졌으므로 붙여 쓰는 것입니다. 그러나 '함부로 마구 부수다'를 뜻하는 동사라면 '처부수다'로 표기할 수 있으며, '함부로 마구 버리다'를 뜻하는 동사는 '처버리다'로, '함부로 마구 보다'를 뜻하는 동사는 '처보다'로 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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