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으로서 W. B.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의 주된 관심사는 현실과 이상, 자아와 반자아, 육체와 영혼 등 서로 대립적인 요소들 사이의 갈등과 그것을 통한 양자의 조화이다. 이러한 조화의 상태는 예이츠의 시적ㆍ정신적 성숙도와 더불어 그의 의식 속에서 치열하게 대립되는 갈등을 극복함으로써 후기시에 이르러 성취된다. 예이츠의 초기시는 주로 현실세계와 이상세계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시인은 슬픔으로 가득 찬 현세적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요정의 나라로 대변되는 영원한 이상세계로의 도피를 추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그가 이상으로 삼은 영원한 요정의 나라가 현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좌절된다. 그는 무작정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백일몽과 환상의 세계로 날아간 것이 아니라, 그 세계와의 균형을 원했다. 그 세계는 현실적 갈등과 고뇌가 없는 영원한 미와 꿈의 세계일지라도, 현실과는 너무도 유리된 세계이기 때문에 시인은 두 세계 사이에서 갈등만 느낀 채 현실로 돌아온다. 결국 예이츠는 현실을 인간 삶의 조건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의 최종 목적인 조화에 대한 가능성이 감지된다. 본 논문에서는 『어쉰의 방랑』( The Wandering of Oisin (1889))에서부터 『십자로』( Crossways (1889)), 『장미』(The Rose (1893)), 그리고 『갈대 밭 속의 바람』( The Wind Among the Reeds (1899))에 이르기까지 예이츠의 초기시를 중심으로 현실과 이상이라는 대립적인 요소들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 조화를 향해 나아가는지를 다룬다.
주제어: 예이츠, 초기시, 이상세계, 현실세계, 갈등, 조화

